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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분들을 위해 국가공인자격시험인 GTQ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처음 디자인을 할 때만 하더라도 자격증 따위는 없었는데 이젠 십 년 이상이 되었네요. 저도 자격증 따위는 별 관심 없었고 디자인은 감각이지 단순 업무가 아니라고 애써 치부해 버렸었는데 저도 결국 여기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공인자격증이라는 겁니다. 국가에서 공인한 자격증이라는 부분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분명 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이미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유일하게 디자인 관련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부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제가 디자이너를 채용하거나 판단할 때 절대로 이런 자격증은 무시해 왔다고 할 수 있었는데요. 시대의 흐름이란 게 참 아이러니하더군요.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정보기술자격 코딩자격, 캐드 자격 등 여러 가지 자격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GTQ입니다. 아직 GTQ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홈페이지 주소를 링크해 두겠습니다. 

https://license.kpc.or.kr/nasec/qlfint/qlfint/selectGtqinfomg.do

 

GTQ(그래픽기술자격) 소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Loading... GTQ(그래픽기술자격)

license.kpc.or.kr

일단 GTQ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 느낀 가장 큰 점은 디자인감각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그냥 기계적으로 툴을 익히서 빠르게 표현해 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기야 감각이라는 부분이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표준을 내세울 수도 없고 평가할 수 있는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습니다.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봐야 할까요?

 

개인적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 볼까 하다 자연스럽게 자격증에 시선이 갔고 수십년을 디자인에 몸 담은 쓸데없는(?) 자존감으로 1급에 무조건 접수부터 했습니다. 나름 손이 빠르다고 생각했고 수십 년을 한만큼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스승 유튜브에 관련 강의를 한번 봤습니다. 저는 처음 무엇을 공부하려고 할 때는 유튜브를 통해서 전반적인 개요 위주로 지식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다음부터는 집중적으로 개인적으로 공부하고요.(디테일한 부분은 아무래도 유튜브로 배우기엔 한계가 있더라고요. 구글링을 하면 더 전문적인 내용이 많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불합격하는 방법 1 - 자신감으로 시험에 임하라?

제가 아는 지인 분께서 GTQ를 봤었는데(저보다도 오랜 경력자분이셨습니다) 미끄러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나는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하는 생각으로 홈페이지에서 과거 기출문제를 다운로드하여서 타이머를 켜 놓고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https://license.kpc.or.kr/nasec/cmm/board/kpcBoard.do?bbsId=BBSMSTR_000000000107 

 

기출/샘플문제

 

license.kpc.or.kr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5분 만에 포기했습니다. 절대로 연습 없이 시험에 임하시면 안 됩니다. 100% 낙방입니다. 일단 제가 기존에 하던 그런 크리에이티브한 시험이 아닙니다. 예제로 보여준 그림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인데 제작관련 지침을 따라서 만들어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과정들이라 혼란스럽기도 하고, 제작내용을 제대로 따라하지 않으면 절대로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최종예제에 다다르기 위한 세부조정 사항이 전부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임의로 판단해서 제작할 수 있는 여지는 아예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 리스트대로 따라하기도 바쁘기 때문에 생각할 틈을 보이면 안됩니다. 제가 GTQ를 위해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철저히 제 감각을 버리고 하라는 데로 빨리 해야만 하기 때문에 이런 걸 왜 해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불합격하는 방법 2 - 집/회사에서 하던 데로 하면 되겠지?

기존에 나에게 익숙한 포토샵 환경은 버리시거나 시험장에 입실하자마자 재빠르게 환경설정을 바꿔 주셔야 합니다. "다 비슷비슷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임하시면 불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늘 쓰던 본인만의 환경설정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습관적으로 단축키나 버튼 등을 누르기 때문입니다. 그래 봤자 몇 분이겠지 하시겠지만 그 몇 분 때문에 불합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시험을 본 결과 여유 있게 완료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마지막 2,3분까지 간당간당하게 완료하였습니다. 

저 또한 자리에 앉자마자 잽싸게 설정을 쭉 점검했습니다. 문제없이 환경설정을 마친 후 예제를 시작했었는데요. 하지만 얼마 안돼 곧바로 깜짝 놀라면서 식은땀이 난 상황을 마주하였습니다. 포토샵 왼쪽에 있는 툴바가 이상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보통 하나의 툴마다 여러 개의 툴이 숨겨져 있는데 툴이 하나밖에 없고 숨겨져 있는 툴들이 아예 보이질 않더라고요. 

위 그림에서 오른쪽에 있는 툴바를 보시면 왼쪽 툴바와 다르게 우측 하단의 삼각형 화살표가 없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너무 작은 차이라서 처음에 몰랐는데 원하는 툴로 바꿔서 작업하려다 보니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앞서 그 자리에서 시험을 봤던 사람이 악의적으로 변경해 놓지 않는 한 불가능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부랴부랴 시험감독관을 불렀고 그런 경험이 있는지 다행히 세팅을 초기화해 주셔서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감독관님 감사^^)

이 부분 말고도 다른 부분의 세팅도 확인을 꼼꼼히 주셔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기능들은 적용하면 끝인데. 세부 설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포토샵 설정 시 기본 설정으로 놔두면 정상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부분들인데 임의로 변경해서 효과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발생합니다. 이번 시험에서 저도 경험했고 결국은 시간 부족으로 그대로 제출하였습니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Drop Shadow적용 시 투명도나 거리, 범위, 사이즈가 엉망이거나 Bevel&Emboss적용 시  깊이, 사이즈, 부드러움이 엉망인 경우입니다. 이런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손을 대는 순간 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저도 결국은 무시하면서 작업했고 적용했다는 부분에 의미를 두고 완료했습니다. 

 

불합격하는 방법 3 - 순서대로 차근차근?

번호 순서대로 푸시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인터넷에 시험문제를 풀 때 역순으로 점수가 높은 문항을 먼저 푸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시험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집중도가 높고 부담감이 높은 문제를 먼저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기출문제 이미지를 보시면 문제4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아 보입니다. 

문제1
문제2
문제3
문제4

순서대로 풀던 반대로 풀던 어차피 문제를 푼 정도에 맞춰서 점수를 받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쉬운 문제부터 풀다가 지쳐 갈 때쯤 시간이 촉박해지는 후반에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 더욱 집중이 안되고 혼란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전 부담되더라도 오히려 어려운 문제를 먼저 풀고 시간이 촉박해지는 후반부에 부담이 안 되는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불합격하는 방법 4 - 포토샵에 집중하라?

시험지의 패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헤매다가 끝나 버립니다. 워낙 많은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다 보니 행간이나 위치를 혼동하기 쉽습니다. 시험지는 A3 한 장에 앞뒤면으로 인쇄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험지가 큽니다. 해당 문제를 풀기 위해 해당면만 접어서 보시는 것이 좋으며 현재 적용 중인 부분을 항상 유념해 주어야 합니다. 내가 방금 작업한 이미지가 몇 번이었는지 헷갈려 버리면 다시 이미지를 불러서 확인하고 설정도 바꾸고 하는 번거로운 잡업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예제 이미지를 불러오면 닫지 않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시험지에서 혹시라도 행간의 위치를 잃어버린다면 열려 있는 파일명을 확인하고 해당 행간을 파악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작업자의 성향에 따라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험지를 프린트해서 직접 테스트해보면서 본인만의 해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간혹 시험지를 받자마자 자로 그리드를 열심히 그리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유튜브에서 참고하신 듯) 저는 오히려 이게 번거롭기도 하고 대충 눈대중으로 해도 문제 되지는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대신 전체적으로 그림의 표현에 대한 방법과 프로세스를 내용을 읽으면서 제작 과정을 되새겼습니다. 

테스트하면서 현재 작업 중인 행간을 놓치면서 짜증 났던 적이 많아서 빨간펜으로 중요 기능에 미리 체크를 해 두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GTQ자격시험은 품질과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정확성보다는 적용에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다음에는 GTQ시험 합격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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